지난해 11월11일 에스비에스(SBS) 파워FM 채널에서 송출된 라디오 프로그램 ‘배성재의 텐’ 방송 장면.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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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부적절한 방송 언어로 바른 언어생활을 해쳤다’는 이유로 지상파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 무더기 행정지도를 결정했다.
방심위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7개 지상파 라디오 음악프로에 대한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심의 대상이 된 프로그램은 한국방송(KBS) ‘볼륨을 높여요’, ‘몬스타엑스 아이엠(I.M)의 키스 더 라디오’, 문화방송(MBC) ‘윤태진의 FM 데이트’, ‘김이나의 별 청약종합저축 이 빛나는 밤에’, 에스비에스(SBS) ‘웬디의 영스트리트’, ‘배성재의 텐’, ‘딘딘의 뮤직 하이’ 등 저녁 8시부터 자정 사이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들이다.
방심위는 이들 프로그램이 방송언어에 대한 지침을 명시한 ‘방송심의 규정’ 51조3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해당 조항은 “방송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비속어, 은어, 저 나이스신용평가 속한 조어 및 욕설 등을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심의는 방심위의 청소년 대상 라디오 방송언어 모니터링 결과 지적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1월11일에 진행됐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맥주를 깠다”(볼륨을 높여요), “취향이고 나발이고”(별이 빛나는 밤에), “배텐러들을 멕이다”(배성 즉시연금 재의 텐) 등 속된 표현을 사용하거나, “일 바이 일인가요”(FM데이트), “많은 케이팝 아티스트의 워너비”(영스트리트), “찐친이 찾아왔다”(볼륨을 높여요), “상담 중 겪게 될 현타”(배성재의 텐), “서운할 만한 포인트”(뮤직하이) 등 외국어·신조어를 사용한 대목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날 의견진술자로 출석한 지상파 3사 라디오 제작 내집마련생애첫대출자격 책임자들은 바른 방송 언어를 사용하도록 진행자와 제작진에게 주의를 줬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의 언어 생활에 굉장히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심의는) 품격 있는 언어를 구사하도록 조치를 취해달라는 권고의 의미”라며 “제대로 된 방송 언어 정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라고 했다.
다 전환대출 이자지원계좌 만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지나치게 경직된 언어 규정을 적용해 규제하는 일은 방송 제작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방심위는 지난 2015년 문화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프로그램’(마리텔)에 행정지도를 매긴 바 있다.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과 티브이(TV) 예능을 결합한 마리텔이 인터넷 신조어와 이모티콘 등을 수시로 노출하면서 방송언어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방심위 제재가 예고되면서 당시 마리텔 제작진은 ‘핵꿀잼’을 ‘핵폭탄 같은 재미’로, ‘ㅋㅋㅋ’를 ‘크크크’로 쓰는 등 자막을 수정했고 시청자 사이에서는 “자막이 난도질당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10∼30대 시청자의 온라인 문화를 본떠 실험적인 소통을 시도한 방송 형식에 행정규제로 제동을 건 셈이다. 60대 남성 중심의 심의위원 구성이 시대에 뒤처진 보수적인 규제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