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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대에서 열린 '이공계 학생들과의 릴레이 대화' 모습. 과기정통부 제공


대한민국 미래 과학기술을 책임질 이공계 인력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열악한 처우 및 불안정한 연구 환경 등으로 인해 우수 인재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R&D 예산 삭감, 의대 증원 등 사회적 합의 없이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 붙인 정책이 이공계 인력 생태계에 악재로 작용해 이공계 인재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할부자동차담보 .
이대로라면 우수한 인재들의 이공계 진출에 심각한 장애물이 돼 이공계 인력의 이탈과 함께 이공계로 진로를 정했던 고급 두뇌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공계 인력 유입과 이들의 성장·활용을 촉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최상위 학생 이공계 개인회생 신용회복 선택은 '옛말'…미래가 암울한 이공계 대학=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이공계 전체 학생은 1999년 86만 여명에서 올해 81만 여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50년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42만 여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2024∼2028년에는 이공계 학사 인력이 4만7000여 명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 적도원칙 다.
이공계 대학원의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2001년 이후 태어난 아이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2024년부터는 이공계 대학원 입학자 감소세가 본격 시작돼 2050년에는 지금의 절반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공계 대학원 간 격차도 벌어져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과 주요 사립대, 지방거점 국립대 등 소수의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코픽스금리공시 대학들은 석·박사 학생을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이공계 인력난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되면 미래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이공계 생태계 전반은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이공계 인력에 대한 낮은 처우와 불안한 직업 안정성 등을 이유로 젊은 이공계 인력들이 속속 떠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 농협캐피탈 이신행 고 있다.
KAIST만 해도 지난해 자퇴와 미복학 등으로 인해 중도 탈락 학생이 130명에 달했다. 2019년 이후 5년 간 중도 탈락 학생은 576명이었다. KAIST를 포함한 4대 과기원으로 확장해 보면 최근 5년간 1006명이 자퇴, 미등록, 유급 등으로 중도 이탈했다.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도 심각하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핵심 자산은 얼마나 많은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해외로 떠나는 이공계 인재는 매년 3만∼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10년간(2013∼2022년) '이공계 학생 유출 현황'에 따르면 총 33만927명이 한국을 떠났다. 과학계에서 이공계 기피 현상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이공계 졸업 후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이 연구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R&D 예산 삭감·의대증원, 이공계 기피 '불쏘시개' 역할=이 가운데 최근 3년간 KAIST에서 의·치대 진학을 이유로 자퇴한 학생은 182명에 달했다. 학사 과정생이 17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석사과정 2명, 석박사 통합과정 1명, 박사과정 1명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1학년 학사과정을 마치기도 전에 자퇴한 학생은 110명에 달했다. 졸업을 앞둔 3학년 이상에서 의·치대 진학을 위해 자퇴한 학생도 26명이나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퇴 학생 수가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54명에서 2022년 58명, 2023년 62명으로 늘었다. 내년 의대 증원이 본격 시행되면 자퇴 학생은 더 많아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급격한 의대 증원이 이공계 진학 기피를 더 악화시키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런 전망은 올해 수능입시에 뚜렷하게 나타나 대학수능시험에 응시한 반수생과 재수생이 16만명에 달했다. 2004년(18만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부의 의대 증원이 초래한 현상이다.
전세계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 우수 이공계 인재의 중요성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지만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키운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응해 우수 인재가 걱정없이 학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이공계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 석사 특화장학금 등을 신설하고, 군복무 연계 지원, 해외 이공계 인력 유치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공계 인력의 성장 주기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위한 '이공계지원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과학기술 인재 성장·발전 전략도 마련했다. 하지만, 정책들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정부의 일방적인 R&D 예산에 이어 비현실적인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이공계 학생 이탈과 이공계 기피 현상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경쟁력과 미래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며 "근본적이면서 현실적인 정책 마련과 함께 이공계 인재에 대한 처우 개선과 사기 진작,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